낮은 유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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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로스코의 추상화 '오렌지, 레드, 옐로우'

낮은 유동성

[e대한경제=안재민 기자]트러스톤자산운용이 약 6% 지분을 보유한 태광산업에 주식 유동성 확대와 합리적인 배당정책 등을 요구하는 주주 서한을 보냈다고 23일 밝혔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운용은 최근 태광산업에 주주서한을 보내 △현금성 자산에 대한 활용 방안 △액면분할, 무상증자 등 주식 유동성 확대 △합리적 배당정책 수립 △정기적 IR 계획 수립 등을 요구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16일 현재 의결권이 있는 태광산업 주식 6만7511주(발행주식총수 기준 지분율 약 6.06%)를 보유하고 있다.

트러스톤운용은 주주서한에서 "태광산업은 현금 등 금융자산이 약 1조2000억원이다. ROE 제고를 위해 효율적이고, 구체적인 현금성자산의 낮은 유동성 활용방안을 제시해달라"고 밝혔다.

주식 유동성과 관련, 태광산업의 거래회전율이 지난 1년 간 일평균 0.12%라고 지적했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인 기업 269개 중 268번째 이며, 유동주식비율이 30% 미만인 25개 기업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낮은 유동성이 개인 및 기관투자자들의 접근을 어렵게 해 태광산업에 대한 저평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낮은 배당성향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크게 증가해 현금을 포함한 금융자산이 1조 2000억 원에 이르지만 올해 주당 배당금으로는 1750원을 결의했다.

트러스톤운용은 “이번에 결의된 주당 배당금은 1750원으로 연결 기준 배당 성향은 0.46%”라며 “국내 상장사 평균 및 화학업종 평균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인바 과소배당”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주주서한에도 불구하고 태광산업이 주주의 적법하고 정당한 제안과 요구에 대하여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관련 법규상 주주에게 허용된 권리를 포함해 태광산업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필요한 제반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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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유동성 250조 늘어…증가율은 주요국 중 최하위

올해 10월 시중 유동성이 3160조원을 돌파했다. 올 들어 250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시중에 돈을 대거 풀었지만 유동성 증가율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권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말 통화량(M2)이 3161조715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발표했다. 작년 말보다 8.45%(246조4411억원) 늘었다. 역대 1~10월 기준 증가율로는 사상 최고다. M2는 현금과 요구불 및 수시입출금식 예금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같은 단기 금융상품까지 포괄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를 말한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현금과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금융상품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현금은 지난 10월 말 133조737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7.3%, 요구불예금은 335조1947억원으로 32.1% 각각 늘었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현금 등 예비적화폐의 수요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보유주체별로 보면 가계는 1593조7609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6.1%(92조5956억원) 불었다. 비금융기업은 896조1393억원으로 12.6%(100조8508억원) 늘었다. 코로나19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기업·자영업자의 차입금 조달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의 유동성 증가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다. 주요국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으로 23.9%를 기록했다. 그 뒤를 스웨덴(13.6%) 호주(12.4%) 인도네시아(10%) 러시아(9.7%) 유로존(8.8%) 등이 이었다. 일본은 한국보다 낮은 5.8%로 나타났다.

김익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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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값 폭등, 임대차3법 탓"…부동산정책 실패 꼬집은 한은

한국은행이 최근 불거진 전세난의 원인으로 정부의 임대차보호법(임대3법)을 지목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전셋값이 올랐다는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한은이 15일 공개한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정부가 최근 내놓은 보도자료를 보면 기준금리 하락이 전세가격의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고 말하며 한은의 관련 부서의 의견을 물었다. 금통위원 질의에 한은 관련부서에서는 "금리와 전세가격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세 갱신거래의 비율이 상승할수록 초과수요 비중이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정부의 임대차3법 시행 전후로 전세가격 상승폭이 확대된 점에 미뤄볼 때 전세 수급의 불균형은 최근 전세가격 상승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 방안 브리핑’에서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기조로 많은 임차가구가 월세보다 부담이 적은 전세를 찾게 되면서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허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전세난에 대해 "역대 최저 수준의 저금리와 가구 분화로 인한 임차수요 증가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시장 상황을 평가해야 한다"며 "전세난이 임대차 3법 도입으로 인한 것이란 지적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장관과 여당의 이 같은 주장을 한은이 정면 반박한 것이다. 금통위원 일부는 최근 한은의 내년과 내후년 경제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도 지적했다. 한은은 11월 경제전망에서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을 각각 3%, 2.5%로 제시했다. 내년과 내후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각각 3.1%, 2.5% 내다봤다. 한 금통위원은 "이번 경제전망에서 내년과 내후년 모두 민간소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상회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며"과거 그런 사례가 매우 드물었던 만큼 이 같은 낮은 유동성 낮은 유동성 전망이 다소 낙관적인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민간 민간소비 증가율이 성장률을 밑돈 것은 가계부채 증가로 소비여력을 옥죈 결과"라며 "소득분배의 악화와 고령화도 소비성향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최근 경기 회복의 온기가 전 부문에 고르게 돌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수출액의 45%를 차지하는 반도체, 화공품,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 개선세가 편중되게 나타났다"며 "나머지 수출품목들은 오히려 9~10월 중 수출이 감소하는 등 품목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감경기가 경제지표와 괴리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익환 기자 [email protected]

"은성수, 중앙은행 역할·제도 무시했다"…韓銀의 금융위 비판

한국은행이 15일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금융위원회에 "중앙은행 제도·역할을 부정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개정안에 대해 “한은의 권한 침해가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빅테크’의 전자지급거래 청산기관 낮은 유동성 감독권을 금융위원회에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은은 이번 개정안으로 금융위가 금융결제원 관리 권한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은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한은에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 없다"며 “한은 입장에서는 빅테크가 금융결제원 안으로 들어오니까 오히려 업무영역이 커진다”고 말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은 위원장의 발언은 지급결제제도의 운영과 관리가 중앙은행의 고유업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며 "금융위가 금융결제원을 전자지급거래청산기관으로 지정해 관리·감독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고유 기능인 지급결제제도 운영‧관리 업무를 감독당국이 통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의 역할은 물론 중앙은행 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다른 나라에서 유례가 없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어 "감독당국인 금융위가 기준금리 결정이나 화폐 발행에 관여할 수 없는 것처럼 지급결제제도를 통제해서도 안 된다"며 "지급결제업무는 발권력을 보유한 중앙은행의 태생적인 고유업무"라고 지적했다. 한은의 우려를 반영해 개정안에 금융결제원에 대한 지급결제청산업 허가·검사·감독을 면제했다는 은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한은은 "금융위에 지급결제청산업에 대한 관할권을 부여하고, 금융결제원에 대한 일부 감시 업무만 한은에 위임하겠다는 것"이라며 "금융위는 여전히 금융결제원에 대해 업무허가 취소, 시정명령, 기관 및 임직원 징계 등 강력한 감독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익환 기자 [email protected]

[BOK워치]"집값과열도 고용부진도 네탓". 동네북 신세 韓銀

한국은행이 '동네북' 신세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최근 부동산시장 과열 양상에 대해 한은 탓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 통화정책 수단 일부를 정부에 넘기고 돈만 풀라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집값 과열도 한은 탓?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3일 최근 전세난이 임대차법 때문이 아니냐는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저금리 때문”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세계 주요 10개국에서 유동성 증가와 집값 상승을 비교한 결과 한국의 유동성 증가율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권으로 집계됐다. 반면 집값 상승률은 세계 최상위권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올 9월 말 시중 통화량(M2·원계열)은 3132조3008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7.51%로 나타났다. 유동성 증가율은 세계 10대 주요국 가운데 9위였다. 미국(21.9%)의 유동성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호주(12.39%) 브라질(11.59%) 남아공(11.22%) 러시아(9.74%) 인도네시아(9.61%) 멕시코(8.96%)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보다 유동성 증가율이 낮은 국가는 일본이 유일했으며 5.82%였다. 반면 올 상반기 기준 집값이 가장 많이 뛴 곳은 서울과 모스크바로 5%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업체 세빌스에 따르면 세계 주요국 도시 28곳 가운데 서울과 모스크바의 집값이 5%대로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주택난이 심해진 것은 유동성보다는 정책 실패에 더 무게를 뒀다. 정책목표 흔들고, 권한 빼가려는 시도도 국회에서는 한은 정책목표를 흔들어대고 있다. 여야가 최근 한국은행법 제1조 개정안을 내놓고 한은과 협의에 들어갔다.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한은 목표에 고용안정을 추가로 집어넣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적잖은 통화정책 전문가들은 고용안정을 새로 넣으려는 시도에 대해 비판적이다. 통화정책의 다른 목표인 금융안정과 상충하기 때문이다. 가령 요즘처럼 저물가에 고용이 부진한 상황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금리를 내리는 등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자칫 과열 양상인 집값을 더 자극할 수 있어 금융안정이라는 목표가 일부 희생될 수 있다. 한국 고용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가운데 통화정책으로 고용안정이라는 목표를 얼마나 실효성 있게 달성하지도 미지수다. 한국은 작년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평가 ‘노동시장 유연성’ 부문에서 141개국 중 97위를 기록하는 등 노동시장 주요 지표가 세계 최하위권이다. 한은이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도 부족하다. 고용안정을 달성하기 위해 동원할 수단이 기준금리 조절 밖에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치권이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이면에는 한은이 시중에 유동성을 대거 공급하라는 압박이 담겨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종의 '금융 포퓰리즘'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은의 몇 없는 권한마저 빼가려는 시도도 나온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통해 금융결제원 관리 권한를 비롯한 지급결제제도를 운영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결제원 관리와 지급결제제도를 운영하는 한은이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금융위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금융위의 개정안 추진은 금융결제원 원장 자리를 자기 사람으로 채우기 위한 계산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피아(관료+마피아)'를 위한 자리를 더 마련하겠다는 의지라는 것이다. 이처럼 한은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권한이 줄어들면 그만큼 통화정책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뒤틀린 통화정책의 청구서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한은 내부에서는 이처럼 사면초가에 몰린 것은 주요 현안에 대해 숨거나 제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결과라는 성찰론도 나온다. 한 한은 관계자는 "적잖은 기획재정부 출신이 국회의원으로서 중요한 위치에 포진하며 기재부 권한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반면 한은은 국회의원은커녕 본인의 영역인 금융결제원 수장 자리도 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요 현안과 한은의 권한을 둘러싸고 국회와 정부에 강단있게 주장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익환 기자 [email protected]

낮은 유동성

Weekly Invest
바이오 벤처, 이전 라운드보다 낮은 단가에 투자 사례
채권발행 및 민간대출 조달 한계…자금조달 한정적 영향
R&D·임상 자금 계속투입 필요해 '버티기'도 쉽지 않아
떨어지는 투자밸류 달갑지 않은 벤처캐피탈 기존주주들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이전 라운드보다 낮은 몸값으로 투자를 받고 있다. 낮은 신용도와 이자 부담 등으로 채권 발행 및 민간대출을 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밸류가 다소 깎이더라도 증자를 받는 식이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가 됐다.

올 들어 국내 바이오 투자업계의 보릿고개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계적인 금리 인상으로 시중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글로벌 빅파마를 대상으로 한 기술수출 시장 규모가 축소되기 시작했다. 주식시장 투자심리도 얼어붙었고 한국거래소의 기술특례상장 제도개편도 장기화하면서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자금확보 방법인 코스닥 시장 상장마저 여의치 않아졌다.

업계 전반적인 조정에 들어가면서 투자사들도 이전처럼 웃돈을 얹어주기는 쉽지 않단 입장을 보이고 있다. 증시 문턱이 높아지면서 투자금 회수 길이 좁아졌다. 이전 투자유치 밸류와 같거나 더 낮은 금액이 아니라면 투자는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바이오에 대한 정책자금 수요는 여전히 있지만 바이오 투자성과가 떨어지면서 바이오 펀드 사이에서 투자 카테고리를 보다 폭넓게 잡아 유관산업 투자도 함께 묶어 성사시키는 경우가 더러 나오고 있어 기업들 체감은 크지 않다.

이에 최근 들어선 이전 라운드 밸류와 같거나 더 적은 가격에 투자를 받는 곳들이 생겨났다. 바이오 벤처 대부분 신용등급이 없어 일반채권을 찍기 어렵고, 민간 대출은 고금리에 이자부담이 앞선다. 부채성 자금조달(Dept Financing)을 꾀하기 쉽지 않은 상태서 몸값을 낮추더라도 증자를 받는 자본성 자금조달(Equity Financing)이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가 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기업 입장에선 몸값 깎일 리스크를 감내할 바에 다시 찾아올지 모를 벤처 호황을 기다리며 '버티기'에 돌입할 여지가 있을 순 있다. 다만 신약 연구개발(R&D)과 임상 등에 계속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산업 특성상 감내 여력이 크지 않다. 한번 증자가 막히면 바이오는 '자금 부족→임상 실패' 악순환 고리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

한 LP 관계자는 "투자 밸류가 깎이는 사례는 최근 들어 자주 발생하는 움직임이다. 그간 운용사들이 의사와 약사 등 전문 투자심사역 영입 경쟁을 벌이는 등 바이오 투자에 열을 올려왔지만 최근 해당 섹터에서 유독 부침을 겪으면서 투자성과에 대한 기대가 크게 깎이고 있다"고 전했다.

몸값을 낮추는 과정에서 잡음이 일 가능성도 있다. 신주발행 투자 유치 시 기존 투자자의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기존주주 입장에선 후속 투자자가 낮은 밸류단가로 들어오는 게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후속 투자자가 기존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자보다 저렴한 발행가액으로 신주를 인수하면 기존 투자자의 지분비율은 희석되게 된다. 통상 리픽싱 조항을 갖추고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는 마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 기업의 낮은 유동성 투자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 달갑지 않다. 고전한다는 이미지를 시장에 내보이면서 향후 후속투자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 벤처캐피탈 심사역은 "투자 밸류가 깎이는 움직임은 혹한기를 지나는 벤처투자업계 내에서도 특히 바이오에서 두드러지는 것 같다"며 "청산 직전 수준에 이르렀다면 주주들도 증자에 동의해줄 수 밖에 없겠지만 시장에 좋지 않은 시그널을 남기니 다음 라운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바이오 벤처 사이에선 '이 정도도 어디냐'는 시각도 일부 있다. 한 바이오 창업가는 "임상비용은커녕 운영자금조차 마련이 안되는 곳이 수두룩하다. 극히 일부 기업을 제외하곤 대체로 상장도 못 하고 증자도 쉽지 않다. 회사 문을 닫지 못해 생존만 하는 상황에서 몸값이 다소 깎이더라도 펀딩을 받을 기회가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 전했다.

낮은 유동성

디콘


암호경제학은 블록체인 기반 분산 시스템을 설계, 구현하는데 핵심 요소입니다. 하지만 그 연구는 아직 미성숙한 단계죠. 암호경제시스템 전문 연구기업 디콘(DECON)과 코인데스크코리아가 암호경제학 이야기를 쉽게 풀어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검찰이 자전거래 등 혐의로 업비트를 불구속기소 했습니다. 이에 대한 업비트 측은 "서비스 오픈 초기에 거래 시장 안정화를 위해 회사 법인 계정으로 유동성을 공급했다"는 답변은 내놓았습니다. 유동성이 모자라서 시장 안정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유동성 공급을 회사 자산으로 한 적이 있다는 것을 시인한 것입니다. 업비트가 잘못했는지 하지 않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유동성이라는 것이 자산 거래에 아주 중요한 것이라는 점만큼은 확실해 보입니다.

유동성이 무엇이길래 이런 문제가 일어난 걸까요? 스마트 계약을 통해 유동성 공급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산의 거래를 가능하게 만드는 유동성


유동성의 의미

유동성(Liquidity)은 자산을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마크 로스코의 추상화 '오렌지, 레드, 옐로우'라는 작품은 8690만 달러에 판매됐습니다.

 마크 로스코의 추상화

마크 로스코의 추상화 '오렌지, 레드, 옐로우'

수중에 가진 모든 돈을 다 써버린 순간 우연히 이 작품을 주웠다고 가정해 봅시다. 지금 당장 배가 고파 죽겠지만, 이 그림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추상화 수집을 취미로 하는 식당 주인을 찾지 않는 이상, 이 작품을 맛있는 밥 한 끼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이 그림을 제대로 팔려면, 진품임을 확인하기 위해 감별사들에게 가져가야 하고 물건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경매장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어야 합니다. 이 작품은 8690만 달러 가치를 지닌 자산이지만, 유동성이 굉장히 낮은 자산의 예시입니다.

반대로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양도받았다면 어떨까요?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주식을 팔아서 돈으로 바꾸고 낮은 유동성 그 돈으로 음식을 살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주식은 일 거래 대금이 약 4800억원으로 구매자가 굉장히 많은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즉, 유동성이 풍부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동성은 기본적으로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하지만, 해당 자산을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로 팔 수 있는지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예를 낮은 유동성 들어, 위의 8690만 달러짜리 그림을 10달러에 팔려 한다면 구매자를 기다릴 필요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다만 판매자는 엄청난 손해를 보겠죠.

거래대금이 적은 주식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일 평균 거래대금이 100만원인 주식을 1000만원어치 판매하고 싶다면, 가격을 급격하게 내려 가면서 매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듯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매매하지 못해 발생하는 손해를 '슬리피지(Slippage)'라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주로 대형 기관들은 유동성이 낮은 주식들에 투자하지 않으며 해당 주식들은 가격 변동 폭이 큰 경향을 보입니다.

시가총액 100억원 미만, 일 평균 거래대금 1억원 미만인 주식의 일봉 차트. 유동성이 모자라 가격변동 폭이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자산에 대규모의 주문을 넣을경우 커다란 슬리피지를 감당해야 한다.

시가총액 100억원 미만, 일 평균 거래대금 1억원 미만인 주식의 일봉 차트. 유동성이 모자라 가격변동 낮은 유동성 폭이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자산에 대규모의 주문을 넣을경우 커다란 슬리피지를 감당해야 한다.

유동성이 낮은 자산에는 쉽게 투자할 수 없습니다. 자산을 원하는 가격에 구매하기 힘들고 또 구매하더라도 해당 자산을 적정가에 다시 판매할 수 있을지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유동성이 가지는 낮은 유동성 의미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유동성이 부족한 자산은 거래하는데 비용(시간, 슬리피지)이 많이 발생합니다. 토큰은 활발하게 거래될 때 네트워크 효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토큰으로 연결된 인센티브를 아무리 정교하게 설계한다고 해도 정작 그 토큰을 거래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크다면 그 네트워크가 지속가능한 생태계가 아니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스마트 계약을 통한 유동성 공급: 본딩커브와 본딩마켓


유동성 공급을 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특정 자산을 열심히 홍보해 거래가 많이 일어나도록 할 수도 있고, 따로 '유동성 공급자'라는 주체를 고용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스마트 계약을 이용해 자동화된 유동성 공급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스마트 계약을 이용한 자동화된 유동성 공급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블록체인상에서 토큰을 사용함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강력한 이점 중 하나는 경제 시스템에 프로그램 가능한 화폐(Programmable Money)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프로그램 가능한 화폐이기 때문에 스마트 계약을 이용해 스마트 계약이 유동성 공급자의 역할을 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계약이 유동성을 공급하기 때문에 다른 주체가 끼어드는 방식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든다는 강력한 강점이 있습니다.

물론 기존 펀드가 제공하던 유동성 공급 수단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스마트 계약 유동성 공급자를 통해서는 토큰을 사고자 할 때 토큰을 살 수 있고 팔고자 할 때 팔 수 있습니다. 슬리피지는 상황에 따라 클 수도 적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유동성 공급자가 없는 경우보다 확실히 더 나은 거래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떤 방법으로 스마트 계약이 유동성 공급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프로그램 낮은 유동성 가능한 화폐라는 특성과 경제학적 인사이트를 섞어 '본딩커브(Bonding Curve)'와 '본딩마켓(Bonding Market)'이란은 개념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본딩커브

스마트 계약을 통한 유동성 공급의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본딩커브가 있습니다. 본딩커브는 이름 그대로, 토큰을 예치(bonding)하고 곡선(curve)에 따라 새로운 토큰을 지급받는 것입니다. (사실 예차라기 보다는 토큰을 지불하고 새로운 토큰을 구매하는 행위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 쓰이는 용어가 '본딩'이기에 본 글에서 예치라는 표현을 사용하겠습니다.)

본딩커브는 토큰의 가격이 함수 곡선에 의해서 결정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뱅코 프로토콜(Bancor Protocol)'이 이런 방식을 이용해 탈중앙화 거래소, 일명 덱스(Dex·Decentralized Exchange)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뱅코 프로토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뒤의 활용 부분에서 더 구체적으로 다루고, 먼저 본딩커브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설명을 위해 토큰-A와 교환되는 토큰-B가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토큰-B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은 토큰-A를 스마트 계약에 예치함으로써 토큰-B를 받게 됩니다. 이때 예치된 토큰-A의 개수 대비 받게 되는 토큰-B의 개수는 아래와 같은 곡선에 의해 결정됩니다.

마찬가지로 토큰-B를 판매하고자 하는 이들은 토큰-B를 스마트 계약에 지불하고 토큰-A를 받게 됩니다. 토큰-B의 개수 대비 돌려받는 토큰-A의 개시 역시 곡선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위 그래프의 X축은 토큰-B의 개수를 의미하고 Y축은 토큰-A로 표시된 토큰-B의 가격을 의미합니다. 이 낮은 유동성 곡선이 의미하는 바는 '발행된 토큰의 수가 많을수록 토큰-A로 표시되는 토큰-B의 가격이 오른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토큰-B가 0개 유통되고 있을 경우 토큰-B 1개를 얻기 위해서는 토큰-A 10개가 필요합니다. 이후 토큰-B가 더 많이 발행돼 발행량이 100개가 됐을 때는 토큰-A 20개를 예치해야 토큰-B 1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매도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토큰-B가 100개 발행된 상황에서 토큰-B 1개를 매도하면 토큰-A 20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곡선의 더 아래쪽에서는 더 저렴하게 판매되고, 위로 올라갈수록 더 비싸게 판매됩니다.

본딩커브에서는 사람끼리 매수호가/매도호가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 계약에 설정된 가격에 따라 토큰을 예치해 토큰을 교환합니다. 사람 간 거래 시장이 '계약'이라는 자판기로 대체됐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동전을 넣으면 음료수가 나오는 것처럼 토큰을 스마트 계약에 집어넣으면 다른 토큰이 나오는 것이죠.

때문에 팔고자 하는 사람, 사고자 하는 사람이 없어도 이 토큰은 거래될 수 있습니다. 원하는 타이밍에 토큰을 스마트 계약에 가져가면 됩니다.

그렇다면 이런 복잡한 곡선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판기가 필요한 것이라면, 콜라가 항상 1000원인 것처럼 그냥 고정 가격을 매겨놓으면 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토큰-A와 토큰-B가 고정가격으로 연결돼 있다면, 이는 사실상 다른 토큰이 아니게 됩니다. 또 각각의 토큰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만들어내는 가격 형성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본딩커브의 한계

가격을 스마트 계약이 결정하기에 생겨나는 한계점이 몇 가지 존재합니다.

첫 번째로, 가격이 정확한 수요와 공급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시장경제 체제를 채택하고 살아가는 이유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만들어내는 가격이 사회적으로 최적의 효용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계약에 의한 가격 결정은 직접적인 수요와 공급보다 해당 토큰의 가치를 정확하게 나타내지 못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선취매로 인한 취약점이 존재합니다. 블록체인의 모든 정보는 스마트 계약으로 전달됩니다. 본딩커브는 그 특징상 더 빨리 주문이 체결된 사람이 유리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주문이 들어온다면, 먼저 구매한 사람이 더 싼 가격에 구매할 수 낮은 유동성 있고 마찬가지로 먼저 판매한 사람이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습니다. 이때 계약이 처리되는 순서를 결정할 수 있는 블록 생성자들은 이를 악의적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주문이 먼저 처리되게 해 더 유리한 조건으로 매매를 할 수 있는 것이죠.

다른 자산 시장에서도 내부 정보를 미리 아는 이들이 선취매 하는 문제점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본딩커브는 누군가 토큰을 구매하면 자동적으로 가격이 오릅니다. 따라서 선취매에 더 취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딩마켓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본딩마켓'이라는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예치(bonding)하는 것은 본딩커브와 같습니다. 다만 스마트 계약이 가격 결정을 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시장처럼 사람들의 매수호가/매도호가에 의해 결정됩니다. 사람 간 매도/매수이지만 '의무 매도호가' 개념을 도입해 누구나 가격을 지불할 의사만 있다면 토큰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위와 마찬가지로 토큰-A와 토큰-B의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본딩마켓은 고정가격 단계(Fixed Price Stage)와 가격 형성 단계(Price Finding Stage)로 나누어 집니다.

고정가격 단계에서는 토큰-A를 지불하면 고정된 비율로 토큰-B를 받을 수 있습니다. 비율이 1대 1로 설정돼 있는 경우, 토큰-A 1개를 스마트 계약에 집어넣으면 항상 토큰-B 1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단, 이때 토큰-A를 지불하고 토큰-B를 받은 이들은 의무적으로 매도 주문을 내야 합니다. 매도 가격은 원할 때 언제든 수정할 수 있지만 반드시 매도 주문을 내놓아야 합니다. 또 누군가가 해당 가격을 지불하고 토큰-B를 구매할 용의가 있다면 팔아야만 합니다.

본딩마켓의 지정가격 그래프.

본딩마켓의 지정가격 그래프

이때 발행될 수 있는 토큰-B의 개수는 한정돼 있습니다. 미리 정해진 개수의 토큰이 모두 발행되면 고정가격 단계는 끝나고 가격 형성 단계에 진입하게 됩니다.

가격 형성 단계는 기존 시장과 굉장히 유사합니다. 토큰-B를 구매하고자 하는 이들은 토큰-B 보유자가 시장에 내놓은 매도호가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토큰-B를 구매한 이들 역시 의무적으로 매도호가를 제시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원할 때는 언제든지 가격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의 넓이는 토큰을 팔고자 하는 이들이 제시한 가격과 양을 나타냅니다.

본딩마켓의 가격 형성 마켓 그래프.

본딩마켓의 가격 형성 마켓 그래프

토큰을 구매하기는 했으나 아무도 토큰을 사려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땐 다시 고정가격 단계의 비율로 토큰-B를 판매할 수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고정가격 단계의 비율로 토큰을 스마트 계약을 통해 다시 판매했다면, 다음에 토큰-A를 구매하려는 이들은 고정가격 단계의 비율로 토큰-B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즉, 토큰의 가격은 고정가격 단계의 가격 밑으로 떨어질 수 없습니다. 일정량의 토큰-A가 항상 담보로 책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본딩마켓의 한계

본딩마켓은 본딩커브가 가지고 있었던 비효율적인 가격의 문제와 선취매 문제를 어느 정도 완화했습니다. 거래하고 싶을 때 거래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시장이 가격을 정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본딩마켓이 갖는 한계도 있습니다. 고정가격 단계에서 토큰이 전부 발행되기 전까지는 가격 형성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만약 고정가격 단계의 가격이 적절하게 설정돼 있지 못할 경우, 사람들은 해당 본딩마켓을 통해 토큰을 교환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본딩마켓을 통해 유동성 공급이 불가합니다.

지금까지 스마트 계약으로 유동성 공급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개념이 실제로 어떻게 응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스마트 계약

이미지=Getty Images Bank

본딩커브 응용사례 : DEX

뱅코(Bancor)는 본딩커브를 이용한 탈중앙화 거래소(DEX, Decentralized Exchange)입니다. 시장에서 유동성이 모자라 쉽게 거래되지 않는 토큰들 일지라도 뱅코에서 사용되는 본딩커브를 통해 거래될 수 있습니다.

뱅코에 상장된 모든 토큰의 본딩커브는 뱅코 자체 토큰인 BNT와 연결돼 있습니다. 토큰-A를 토큰-B로 바꾸고자 하는 경우 토큰-A를 먼저 BNT와의 본딩커브를 통해 BNT로 교환하고 이렇게 교환된 BNT가 다시 둘 간 본딩커브를 통해 토큰-B로 바뀌는 방식으로 토큰 간 교환이 이뤄집니다.

토큰을 처음 상장시킨 사람은 자신이 상장하고자 하는 토큰과 BNT를 함께 예치해야 합니다. 이때 예치된 BNT의 양을 유동성 깊이(Liquidity Depth)라고도 합니다. 유동성 깊이가 깊을수록 해당 토큰의 거래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슬리피지는 낮은 유동성 줄어듭니다.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상장하려는 토큰과 교환 가능한 BNT의 수가 적으면 BNT의 가격이 이에 맞춰 올라간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뱅코 홈페이지를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뱅코에서 모든 토큰은 본딩커브를 통해 연결돼 있기 때문에 매수자나 매도자를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거래소에 가서 교환하고자 하는 토큰의 종류와 개수를 적기만 하면 되죠.

그 뒤로는 스마트 계약이 토큰을 본딩커브에 따라 BNT로 변환하고, 이렇게 바뀐 BNT를 다른 토큰으로 바꿔 줍니다.

단, 본딩커브를 이용한 거래소이기 때문에 지정가 거래 등 방식으로 주문을 넣을 수는 없습니다. 해당 토큰의 곡선이 알려주는 가격으로만 매매할 수 있죠.

본딩마켓 응용사례: 큐레이션

데이터 마켓인 '오션 프로토콜(Ocean Protocol)'은 좋은 데이터에 대한 큐레이션을 위해 본딩마켓을 이용합니다. 오션 프로토콜은 좋은 데이터에 많은 토큰(OCN)이 예치돼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는 이들이 어떤 데이터가 좋은 데이터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 두었습니다.

백서에는 이를 위한 본딩커브를 이용한다는 말을 하고 있지만, 최신 블로그 포스트에는 본딩마켓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본딩마켓이라는 개념도 오션 프로토콜에서 처음 이야기한 개념입니다.

OCN은 예치하여 좋은 데이터를 큐레이션 하는 데 사용되빈다. 오션 프로토콜에서 OCN이 많이 예치된 데이터 셋(Data Set)은 좋은 데이터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오션 프로토콜은 사람들이 OCN을 좋은 데이터 셋에 예치할 인센티브를 주어 OCN 예치를 통한 큐레이션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를 위해 본딩마켓의 개념이 이용됩니다.

OCN을 데이터 셋에 예치하면 각 데이터 셋마다 Drop이라는 토큰을 받게 됩니다. Drop을 보유하고 있다면 해당 데이터 셋의 인기도에 따른 신규 토큰 생성 보상(OCN)을 받게 됩니다. 인기 있는 데이터 셋의 Drop을 많이 보유하고 있을수록 받아가는 보상의 양이 늘어납니다.

이때 Drop의 생성 및 교환은 본딩마켓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OCN을 예치하여 Drop을 얻고 본딩마켓의 방식으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데이터별로 새로운 토큰을 발행하고 매수와 매도에 의해 토큰이 거래되게 한다면, 낮은 유동성으로 인해 토큰을 거래하기가 어려울 수 있지만, 본딩마켓을 통해 데이터별 토큰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메커니즘이 활용될 수 있는 분야는 위 2개가 전부가 아닙니다. 이외에도 스마트 계약을 통한 유동성 공급은 여러 종류의 토큰을 사용하는 프로젝트들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상상력만 충분하다면 말이죠.

지금까지 스마트 계약을 통한 유동성 공급 방식인 본딩커브와 본딩마켓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유동성 공급자를 참여시키는 등의 다양한 유동성 공급 방식이 존재하지만, 스마트 계약을 통한 자동화된 유동성 공급은 적은 비용으로 비슷한 기능을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암호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토큰을 낮은 유동성 보유한 이들이 활동을 해야 합니다. 토큰을 보유한 이들이 활동하기 위해서는 토큰을 쉽게 거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한 유동성 공급 모델은 이를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KDI 경제정보센터


화폐는 물물교환경제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거래의 불편함을 줄이는 수단으로 등장하였다. 예를들어, 물물교환경제에서 두 사람 주원과 라임 간에 거래가 성사되려면 주원이 내놓은 물건을 라임이 원하는 동시에, 라임은 주원이 원하는 물건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라임과 주원 두 사람 사이에 욕망의 이중적 일치(double coincidence of wants)가 있을 때에만 거래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화폐경제에서는 이러한 어려움 없이 각자가 생산한 재화를 화폐와 교환하고, 여기서 받은 화폐로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구입하면 된다. 단지 두 단계의 거래를 통해 원하는 교환을 모두 이룰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러한 교환의 매개(medium of ex change)로 사용된 화폐는 금 ·은과 주화 ·지폐 등이 있다. 한편 경제가 발전하면서 주화 ·지폐와 함께 은행예금에 기반한 수표와 신용(credit)에 기반하여 발행된 차용증서 또는 신용카드 등도 교환의 매개로 사용되어 왔다. 그런데 화폐와 달리 차용증서 및 신용카드는 교환의 매개일 뿐만 아니라 일정한 이자수입이 발생하는 수익자산이다. 이런 차이를 생각해 볼 때, 이자수입이 없는 화폐는 열등한 교환의 매개로서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을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화폐(주화 ·지폐)와 신용카드가 함께 사용되고 있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지불수단으로서의 차이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화폐는 그것이 교환을 매개할 때 채권 ·채무 관계가 바로 소멸된다는 점에서 교환의 매개수단인 동시에 지불수단(means of payment)이다. 그러나 신용에 기반한 차용증서 ·신용카드는 그것을 매개로 교환이 이루어졌더라도, 이 증서에서 약정한 금액을 약속한 날에 지급하기 전까지는 채권 ·채무관계가 완전히 소멸되지 않는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신용카드는 교환의 매개수단은 될 수 있어도 완전한 지불수단은 아니다. 즉 100% 약속을 지키는 것이 보장된다면 차용증서나 신용카드도 ‘교환의 매개 ’이면서 동시에 ‘지불수단 ’이 될 수 있지만, 현실경제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이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교환의 매개로 증서를 받았어도, 이것이 채권 ·채무관계의 소멸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완전한 지불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차용증서에 지급되는 이자는 실질적으로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한 보상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화폐와 차용증서 ·신용카드 간 지불수단의 차이는 유동성(liquidity)의 측면에서도 발생한다. 주원이 현재 100만 원을 가지고 있다면 노동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100만 원을 받았거나, 자신이 가진 100만 원 상당의 물건을 과거에 다른 누군가에게 건네주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제 이 돈으로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구입할 때 획득하는 재화 및 자산의 가치는 원래 화폐의 가치와 동일하다. 이는 화폐가 채무불이행 위험이 없는 완전한 지불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화폐가 유동성이 가장 큰 자산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이 있거나 신용위험이 존재하는 어음이나 차용증서·신용카드 등으로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구입할 때, 획득 하는 재화 및 자산의 가치는 어음이나 차용증서의 액면가치보다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차용증서는 화폐보다 유동성이 낮은 자산이며 차용증서의 이자수입은 상대적으로 낮은 유동성에 대한 보상, 즉 유동성 프리미엄(liquidity premium)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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