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채권시장의 문이 열렸다. 지난 7월3일 중국 본토와 홍콩의 채권시장 간 교차 거래인 채권퉁(債券通)이 시작되었다. 이제 외국인 투자자들은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 채권을 사고팔 수 있게 되었다. 중국 채권시장은 주식시장보다 규모가 더 크다. 68조2000억 위안(약 10조 달러) 규모로 원화로 환산하면 1경원이 넘어간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하지만 그중 외국인과 해외 기관투자가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 비중은 1.5%(약 8000억 위안)에 불과해 폐쇄성이 강했다.
중국은 이번 채권퉁 개통에 거는 기대가 크다. 역외 위안화의 중국 본토 유입을 늘려 궁극적으로 위안화 국제화를 촉진하려 한다. 골드만삭스는 만약 중국 채권시장이 3대 글로벌 채권지수(JP모건 신흥국 국채지수, 바클레이즈 글로벌 종합채권지수, 씨티 세계 국제지수)에 포함될 경우 유입되는 자금이 2500억 달러(채권시장 약 286조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퉁 개통과 함께 자국 내에서 채권 수매도 급증하고 있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지방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열기가 뜨겁다.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허베이성, 산둥성, 네이멍구 자치구, 쓰촨성, 후베이성, 톈진시 등 지역 재정 당국의 증권거래소에 총 1950억8100만 위안 규모 지방채가 상장됐다. 정부는 채권을 통한 적극적인 채권시장 자금 조달을 권장하고 있다. 〈시나 경제보〉에 따르면 재정부와 교통운수부는 올해부터 지방정부가 유료도로 건설 특별채권을 발행하도록 했다. 이 조치에 따라 앞으로 신규 유료도로를 건설하려면 지방정부는 채권시장 특별지방채 발행을 통해서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더 이상 은행 차입을 통한 자금 조달은 불가능하다.
ⓒXinhua7월3일 홍콩에서 열린 ‘채권퉁(債券通)’ 개통 행사에 홍콩 행정장관과 인민은행 부총재 등이 참석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중국 채권시장의 규모 68조2000억 위안 가운데 16조 위안이 금융채, 12조4000억 위안은 지방채, 11조9000억 위안은 국채이다. 지방채와 금융채의 발행 규모가 국채보다 크다. 특히 정책금융채의 규모가 월등하다. 정책금융채는 3대 정책은행(국가개발은행·중국수출입은행·중국농업개발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이기 때문에 암묵적으로 중앙은행이 지급보증을 채권시장 한다. 다른 채권보다 위안화 채권의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대외 환경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이번 채권퉁 개통으로 인해 교차 매매 방식으로 외국인들도 은행 간 거래 시장에서 금융채에 투자할 수 있다.
기대만큼 우려도 곳곳에서 제기돼
중국은 그동안 채권퉁 개통을 매우 신중하게 준비해왔다. 중국 채권시장은 양적 성장에 비해 규제와 제도적 측면, 신용평가와 같은 시장 인프라의 발전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채권퉁 시행에 앞서 지난 5월부터 채권 투자에 관한 법, 관리 방안, 업무 규정 등을 재정비했다.
거대 채권시장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국의 채권 가격 상승이 오히려 자본 유출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이는 중국 당국의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유동성 부족과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대한 위험도 제기된다. 채권은 일종의 부채이기 때문에 채권 발행으로 인한 차입 비용의 증가는 채무자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홍신증권의 우민홍 애널리스트는 “올해 디폴트를 낸 기업의 수는 줄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이 민간 기업임을 고려할 때 위험은 실제로 커졌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 : 김경록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대표 2019-08-23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은 ‘장단기 금리역전’과 ‘마이너스 장기금리’라는 두 가지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전자는 지난 14일 미국의 10년 국채금리가 2년 국채금리보다 낮아진 것을 말하고, 후자는 하반기 들어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10년 국채금리가 2014년 이후 다시 마이너스(-)권에 진입한 것을 의미한다. 채권시장은 기관투자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 신호를 유의해서 봐야 한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순환적인 경기침체 국면에 들어간다는 신호다. 향후 경기가 안 좋아져 단기금리를 계속 내릴 거라는 예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신호에 화들짝 놀라 주가가 크게 떨어졌지만 새로운 뉴스는 아니다. 미국 경제는 조만간 순환적인 경기침체기에 들어설 거라는 예상을 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최장의 경기확장을 경험한 미국 경제가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둔화 상황에서 나 홀로 확장국면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럽의 마이너스 장기금리다. 유럽은 지금 발행채권의 절반이 마이너스 금리일 정도다. 독일은 이미 일본보다도 낮은 마이너스 금리다. 독일 10년 국채를 들고 있으면 이자를 받기는커녕 연 0.6%의 돈을 주어야 한다. 채권자산을 매년 감가상각하는 셈이다. 유럽에는 일반인에게 대출하는 모기지 금리도 마이너스가 등장했다. 돈을 차입해서 주택을 구입하려는 데 이자는 없고 오히려 원금이 줄어드는 격이다.
필자는 금리가 마이너스되는 이런 희한한 세상이 오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그런데 경제학자 폴 사무엘슨은 1958년 논문에서 금리가 마이너스될 수 있다는 걸 밝혔다. 사무엘슨은 ‘생물학적 금리’라는 개념을 만들어서 장기적으로 금리는 인구증가율과 같다고 보았다. 그렇다면 인구가 계속 감소하면 금리도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단순한 모형이어서 현실에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공교롭게도 마이너스 금리로 접어든 일본과 유럽은 인구 감소를 걱정하는 사회이다.
유럽과 일본뿐 아니라 세계가 초저금리 대열에 참여하고 있다. 각국의 10년 국채금리 흐름을 보면 2000년 초에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가 각각 6.59%, 1.67%, 5.47%, 5.59%이던 것이 20년이 흐른 지금은 1.56%, -0.24%, -0.69%, -0.29%가 되어 있다. 일본은 20년간 금리하락 폭이 2%포인트에 그쳤지만 미국, 독일, 프랑스는 5~6%포인트나 하락했다. 우리나라도 10년 국채금리가 1.23%로 2000년 초에 비해 8%포인트나 하락했다. 세계 금리가 일본 금리 경로를 따라가고 있다.
채권시장의 최근 두 가지 신호는 세계경제가 순환적으로 경기 침체기에 들어갈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저성장 경로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장기 저성장은 세계적으로 제품 공급은 계속되는 데 반해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수요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 이어 미국, 일본, 독일과 같은 선진국도 제조업 부활을 외치고 있어 제품 공급이 이어질 것이다.
20세기 초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뵘 바베르크는 한 나라의 금리 수준은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반영한다고 보았다. 실제로 금리 역사를 채권시장 보면 국가가 번성하는 시기에 금리는 낮고 쇠망하는 시기에 금리가 높아진다. 하지만 최근 유럽 국가의 마이너스 금리와 글로벌 초저금리는 너무 지나치다. 뵘 바베르크가 당시 보았던 2%대의 ‘착한’ 금리와는 다르다. 적당히 낮은 혈압은 좋은 건강을 의미하지만 지나치게 떨어지는 혈압은 위험신호다.
장단기 금리 역전보다 마이너스 장기금리로 대변되는 초저금리가 더 두려운 신호다. 만만치 채권시장 않은 글로벌 저성장을 예고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물경제는 길고 긴 저성장에 대비하고 금융자산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김경록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대표
장기신용은행 장은경제연구소 경제실장을 역임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 CIO와 경영관리부문 대표이사를 거쳐 2013년 1월부터 투자와연금센터 대표를 맡고 있다. 인구구조와 자산운용의 전문가. 주요 저서로는 『데모테크가 온다』, 『벌거벗을 용기』, 『1인 채권시장 1기』, 『인구구조가 투자지도를 바꾼다』가 있으며 역서로는 『포트폴리오 성공운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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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락 대신증권 채권 애널리스트 겸 이코노미스트
- 승인 2021.03.16 11:08
- 댓글 0
정부 적극 재정에 따른 금리급등, 이미 예견된 일
금리변동 반복될 것. 금융시장 시간경과하면서 내성 키워가
물가 상승 '일시적'. 장기금리만 상승한 점 눈여겨봐야
미 연준 부담 '역대 최대'지만. 시장안정 의지 역시 강해
공동락 대신증권 채권애널리스트
[공동락 대신증권 채권 애널리스트 겸 이코노미스트] 국채 금리 상승으로 채권뿐만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높아졌다. 필자와 같은 채권 종사자들이 다른 금융시장에서도 본의 아니게 주목을 받는 시즌이 왔다.
채권시장 안정을 바라겠지만.
사실 채권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적인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으로 그리 유쾌한 상황이 아니었다. 아무리 경기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리 상승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보유한 포지션에 손실이 발생하거나 이전에 비해 수익을 올리지 못한다면 이를 달갑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금리 상승에 주식을 비롯한 다른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보여준 금리 안정을 기원하는(?) 모습은 괜히 낯설다. 또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출을 늘린 결과에 따른 계산서가 굳이 1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새삼스럽게 주목을 받는다는 사실에 다소 의아하기까지 하다.
필자가 이처럼 최근 금리 상승에 대해 원인을 분석하기 보다는 여타 시장 참가자들의 채권에 대한 관심이란 측면에서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은, 그만큼 최근 금리 상승이 충분히 사전에 예견됐고, 앞으로 상당 기간에 걸쳐 예상됐던 재료들의 재구성을 통해 반복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무리 예측을 했다고 해도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금융시장은 변동성을 키울 수 있겠으나, 적어도 통화정책 기조가 본격적으로 긴축으로 전환되기까지는 금융시장이 느끼는 채권 발(發) 불안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차츰 내성을 키워갈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동시에 금융시장의 이목을 한꺼번에 집중시킨 요인들은 무엇일까? 필자는 이번 금리 상승의 원인들로 1)낮았던 물가의 반등과 기대 인플레이션의 정상 경로 복귀 2) 경기 개선과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의 조기 통화정책 전환 우려 그리고 3) 적극적인 재정 확대를 위한 국채 물량 급증에 따른 수급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풀이한다.
예상된 금리상승, 확대해석은 금물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들 재료들 가운데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던 내용과 그렇지 않는 내용들 간의 재구성이란 시각에서 금리 경로를 예상해 본다면 향후 금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는 국채 물량과 당국의 대응 의지라고 평가한다. 해당 쟁점들을 차례대로 살펴보자.
첫째, 낮았던 물가의 반등과 기대 인플레이션의 정상 경로 복귀에 대한 영향이다. 필자는 인플레이션과 관련한 일련의 이슈들의 경우 이미 채권시장에서 지난해부터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보다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면 굳이 향후 금리 동향에 새롭게 영향을 줄만한 주제는 아니라는 의미다.
지난해 코로나19 충격 이후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은 수요 위축 부담으로 급락했다. 또한 다분히 기술적 문제이나 유가가 마이너스에 이르는 등 그 전까지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가격 움직임이 나타났다. 따라서 해당 가격들이 급등하지 않고 정상 영역으로 복귀하기만 하더라도 전년대비 상승률로 표시되는 높은 물가 상승률은 이미 예견됐다.
실제 필자가 최근 수년간 전월비 물가 상승률을 적용해 보통 물가 상승률을 일컫는 전년동월대비 값을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올해 한국과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적잖은 기간에 걸쳐 물가 목표치 2%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근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지적했던 사안들과 동일한 경로일 뿐만 아니라 이미 지난해부터 충분히 예측이 가능했던 사안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인플레이션 위험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채권시장에서 형성되는 기대 인플레이션(BEI) 역시 상황은 유사하다. 유가가 폭락할 당시 큰 폭으로 하락했던 BEI는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며 최근까지의 금리 상승을 충분히 설명해준다. 하지만 BEI란 결국 물가연동국채에 투자해 추후에 물가가 상승하는 것만큼 보상을 받을 채권시장 수 있을 것이란 기대인 만큼 앞서 언급했던 올해 물가가 2%를 넘어서는 국면에 대한 기대의 반영이란 시각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필자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은 BEI 5년이 만기가 긴 영역인 BEI 10년이나 30년을 상회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모든 만기에 걸쳐 물가에 대한 기대(BEI)가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BEI 내에서 기간구조별로 지금과 같은 차별적인 움직임을 나타낸다는 것은 이번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며, 장기적인 경로로 확산되지 않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 채권시장발 자산가격 변동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만 시장이 내성을 갖는 과정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연합뉴스
미 연준 통화정책기조 아직 변하지 않아
둘째,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현재의 통화완화 기조를 조기에 종료하거나 전환할 것이란 우려다. 필자는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거듭된 발언과 진화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제기되는 긴축 기조로의 조기 전환할 수 있다는 채권시장 우려는 이미 채권시장에서는 크게 신뢰하지 않는 스토리라는 것을 사전에 밝히고자 한다.
실제 최근 시중금리 상승은 통화정책과 연결고리가 큰 단기국채가 아닌 장기국채 위주로 이뤄졌다(수익률곡선은 스티프닝됐다). 기준금리 변경의 여지만 발생하면 본능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기금리가 큰 변화없이 머물러 있는 반면 장기금리만 크게 상승한 상황을 통화정책과 연결한다는 것은 과도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의지 표명과 달리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들(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을 우려한다. 그러나 이미 지난해 평가물가목표제(AIT) 도입을 채권시장 통해 일시적인 물가 상승에 대한 일종의 안전장치까지 확보한 마당에 경제 정상화를 확인하기에 앞서 섣불리 연준이 긴축으로 조기에 기조를 전환한다는 것은 개연성 자체가 그리 크지 않다.
셋째, 국채 발행 물량 증가에 따른 수급 부담이다. 필자는 수급 이슈의 경우 당연히 예견된 변수이긴 하나 절대적인 규모 자체가 워낙 커 채권시장이 사전적으로 충격의 강도를 가늠하기 힘들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2021년 부채 증가 속도가 단기에 가팔랐던 코로나19 직후를 제외하고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미국의 공공부채 잔액은 주당 평균 339억달러가 늘었다(국채 등 부채의 순증 물량을 의미함). 현재의 증가 속도가 유지된다면 연말 미국의 공공부채는 지금보다 1.7조달러 증가한다(최근 통과된 바이든 행정부의 채권시장 경기부양책은 1.9조달러다).
급증하는 공공부채에 대한 연준의 대응도 매우 적극적이다. 현재 미국의 공공부채 대비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총자산의 비중(Fed의 공공부채 분담률)은 34.6%에 이른다. 지금과 같은 자산매입 속도라면 현재 7.56조달러인 연준의 총자산은 10월 말에 8조달러를 상향 돌파한다.
역대 최대 수준 부담. 미 금융당국의 의지 기대
문제는 연준의 공공부채에 대한 부담 비중이 이미 역대 수준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금융위기 당시는 일종의 고점 확인에 그쳤던 상황들이 지금은 그 수준을 유지하거나 혹은 더 높은 비중으로 보유 자산을 늘려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통화당국이 단독으로 결정하기에는 매우 큰 부담이 따르는 의사 결정이다.
필자는 최근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과 같은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한 언급들이 향후 연준의 의사 결정에 무게감을 줄일 수 있는 일종의 공론화 과정으로 풀이한다. 또한 지난 주 유럽중앙은행(ECB)의 2분기부터 채권 매입 속도를 강화하겠다는 발표 역시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하는 Fed에게 부담을 줄여줄 것이다.
최근 파월 의장은 자신은 미국 국채 금리 동향을 예의주시하지만 연준은 금리만 보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지만 전반적인 금융 여건을 살펴보고 있다는 견해도 함께 시사했는데, 채권 발(發) 충격이 다른 금융시장으로 확산되는지 여부를 확인하려는 듯한 여지를 남겼다.
단순히 금리가 상승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른 금융시장이나 발행, 조달시장 등에도 충격이 없는지는 점검하겠다는 의미인데, 실제로 금리 상승이 상당 기간 지속된 3월 이후부터 국채 이외의 여타 금융시장의 여건들은 종전보다 타이트해졌다.
필자는 급증하는 국채 물량 부담에 대해 연준이 어떤 식으로든 채권시장 대응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이번 3월 FOMC를 비롯한 여타 통화정책 이벤트를 통해 시사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아울러 구체적인 명문화 과정이나 선언이 없다고 하더라도 주간으로 집계되는 대차대조표 등을 통해 자신들은 시장 금리의 안정이나 금융시장 전반의 경색을 해소하려는 의지 역시 주기적으로 전달할 것이다.
만만치 않은 국채 발행 부담으로 금리는 당분간 상승 압력이 높아 보이며, 연준의 금리 안정화 행보를 통해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다. 다만 지금처럼 물가, 통화정책 등의 여러 변수들이 중첩된 가운데 불거진 수급 부담은 시간이 경과할수록 차츰 완화될 전망이다.
● 공동락은 대신증권 Research & Strategy 본부에서 이코노미스트 겸 채권 애널리스트로 재직중이다. 이데일리 채권전문기자로 출발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채권 투자에 관심을 갖기를 바라는 전문가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아시아본드모니터 최신호에 따르면 베트남 채권 시장은 2019년 3사분기에도 확장세를 이어갔다.
9월말까지 베트남 채권시장 규모는 551억USD로 전분기 대비 3.4%, 현지 통화 기준으로는 전년대비 1.9% 증가했다.
이는 주로 국채 발행이 전분기 대비 4%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회사채 시장은 전 분기 대비 2.8% 감소한 50억USD로 소폭 둔화되었다. 하지만 회사채 시장은 여전히 전년대비 4.2%의 성장세를 보였다.
베트남은 신흥 동아시아 채권시장 중 하나이다. 채권시장은 한국,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와다 야스유키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 간 계속되는 무역 채권시장 분쟁과 예상보다 심각한 경기 침체가 이 지역의 재정 안정에 가장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야스유키는 "그러나 일부 선진국의 통화정책 완화는 금융여건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9월말 현재 신흥 동아시아 지역에서 발행되는 국내 통화 채권은 15조2천억USD에 달해 6월말 대비 3.1% 증가했다.
동아시아 최대 채권시장인 중국은 11조5000억USD로 신흥 동아시아 채권시장의 75.4%를 차지했다. 인도네시아는 3사분기 동안 이 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채권 시장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는 국채의 대량 발행에 힘입은 것이다.
채권시장이 발전하면 은행의 전반적인 리스크가 줄어들고 유동성 위치가 개선된다는 분석이 있다. 이는 채권 시장의 발전이 은행 시스템의 건전성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사진=AP연합뉴스
글로벌 채권시장이 역대 최악의 투매 바람에 휩싸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에 맞서 통화긴축 공세에 나서면서다.
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요국 국채와 회사채 가격을 반영하는 블룸버그글로벌어그리게이트지수가 지난해 초 고점에서 11% 추락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낙폭(10.8%)을 웃도는 것으로, 관련 데이터가 있는 1990년 이후 최대폭 떨어진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채권이 보장하는 고정수익 가치를 낮춰 채권의 투자매력을 떨어뜨린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금리인상도 마찬가지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금리)은 연초 1.5% 대에서 최근 2.4% 선으로 올랐다. 201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국채 가격이 그만큼 하락했다는 얘기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추이(%)/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스위스 은행 유니온뱅케어프리비(UBP)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정학적, 경제적으로 유동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향후 몇 개월간 높은 변동성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느슨한 통화정책 아래 지난 수년간 한결같은 수익에 익숙해 있던 자산운용사들에 최근 채권시장의 부진은 큰 타격이라고 지적했다. 통신은 특히 증시가 최근 약세장 조짐을 보이면서 '60대 40' 포트폴리오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했다.
60대 40 포트폴리오는 지난 수십년간 분산투자의 정석으로 꼽혔다. 투자자산의 60%는 주식에, 나머지 40%는 국채처럼 투자등급이 높은 채권에 투자하는 식이다.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극적인 장기 수익을 추구하면서 증시가 단기적으로 흔들릴 때는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에서 이익을 취하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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